서비스 종료를 마주하며. - CxB


 사실, 몇 달 전부터 조짐은 있었다. 정기적으로 해오던 티켓 할인이 전혀 실시되지 않았다던지, 란세레 확률이 이전에 비해 이상할 정도로 높아져 있다던지... 더군다나 활력이란게 전혀 느껴지지 않은 운영이 연달아 이어져 왔으니, 마음의 준비를 갖추기 시작한 건 나 뿐만이 아니었으리라. 단지, 실제로 소식을 접했을 때의 간극이 너무 벌어져 있었을 뿐이지. 그저 허탈하다.

 타 음악게임에 비해, 플레이 방식이나 시스템적으로 익숙해지기 어려웠던 게임인 만큼, 입문 장벽은 결코 낮다고 할 수 없었고, 그 덕에 비교적 마이너한 입지에서 힘겹게 유지해온 모양새를 띄긴 했었다. 그럼에도 크로스비츠가 돋보였던 것은, NAOKI 및 舊 BEMANI 참가 라인업을 앞세운 신세대 음악게임을 표방했었고, 그 이후로도 타 리겜에서는 접하기 힘든 악곡과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선보여오기 위한 운영상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2015년 7월경에서야 플레이를 시작했으니 크로스비츠가 서비스를 개시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뒤늦은 입문을 한 셈이다.뒤늦은 출발이었지만, 시스템을 차츰 차츰 이해하며 스며들어온 재미는 엄청났다. 근래의 BEMANI에선 느끼기 어려웠던 '음악적 감동'을 오랫만에 체험했단 사실에 감격에 젖어있기도 했고. 레브 공식가동이 이뤄진지 불과 몇 개월에 불과했던 12월에는, 순전히 REV.만 바라보고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메갈로마니아 토벌에 성공하여 기쁨에 젖어있던 나 자신의 모습이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2016년의 운영도 돋보이는 모습이 많았다. ATTACK THE MUSIC을 위시한 신예 아티스트의 적극 발굴, 4월 28일에 가동된 SUNRISE, 그리고 그루브코스터와의 콜라보 등등... ATM은 너무 많은 악곡을 끌어온 나머지 종반부에는 신선도가 떨어졌고, 그루코스와의 콜라보는 REV 유저 입장에서 불만족스러운 부분도 많았지만, 非 CxB 플레이어에게 크로스비츠를 널리 인식시켜준 충분한 계기가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실제로 앱스토어 매출 10위권 안에도 달성한 전적도 있었을 뿐더러, 이 시기를 기점으로 한국에서의 크로스비츠 유저도 꽤 많이 늘어났으니.

 2017년 새해는 새로운 희망의 계기가 되었지만, 크로스비츠에 어두움이 드리우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했다. 아케이드 악곡을 이식하는 것으로 대회를 때워온데다가, 정기적으로 진행해온 대회도 '하이스코어 개인전' 한 종류로 획일화되면서 게임 진행이 루즈해지기 시작했다. 추가된 악곡들도 2016년 대비는 물론, 타 리겜과 비교하여 신선함이 떨어진 것 또한 크로스비츠만이 지닌 독창성을 갉아왔을 것이고... 기존 CxB에 참여해온 아티스트들이 여러 영역에 활동하면서 독자적인 색채를 띄기 어려워 진 것도 있었지만, NAOKI 선생이 자의든 타의든 크로스비츠 프로젝트에 손을 떼게 됨으로서, 그간 쌓아온 기반의 대부분을 잃은채 다시 시작해야하는 어려움도 컸으리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nico動을 통한 크로스비츠 소식 전달, 지속적인 아케이드/라이센스곡 이식, 란세레 확률 완화 등 유저 친화적인 모습을 보이기 위한 많은 노력 또한 돋보였엇다. 현 상황에서 되돌아보면 풍전등화였지만...


 이미 서비스 종료는 기정된 사실이고, 그 과정에서 어떠한 사정이 엮여왔는가를 파헤치는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을 것이다. (알고 싶어 하는 것과는 별개로.) 외부환경의 변화를 운운하며 서비스를 종료하는 이면에는, 아케이드/음악게임 사업을 정리하고 싶어하는 듯한 캡콤의 방침을 벗어날 수 없었을지도 모르고.

 그러나, 사정이 어찌되었든간 크로스비츠 운영팀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다 했다고 믿고 싶고, 일개 유저로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플레이 해주는 것이, 내가 진심으로 좋아했던 게임에 대한 최대한의 예우이지 않을까. 약 3년이라는 시간과 함께해온, CROSSxBEATS. 진심으로 즐거웠습니다.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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